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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

지리산 둘레길 3코스 중군-금계 아무 계획없이 떠났습니다. 5월의 긴 연휴라 차가 막힐 것 같아 버스를 예매하려고 했는데 그것 마저 계획하지 않고 당일 비가온다는 뉴스에 그냥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새벽 5시에 비도 오지않았고 차도 막히지 않는것 같아 냉큼 차를 몰고 남원의 인월로 향했습니다. 날씨는 좋았지만 세월호 사고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간 울적하고 화가났던 마음을 좀 가라 앉히고도 싶어서 떠났습니다. 제일 걱정이 되었던 것이 주차였습니다. 아무 계획없었던 터라 처음에는 방을 먼저 구하고 그곳에 차를 주차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여행안내센터 주위로 주차할 공간이 좀 있었습니다. 우리는 인월안내센터에 들렀다가 붐비는 걸보고 차를 몰고 중군이라는 곳에 주차공간이 있어 냉큼 주차를 하고 길을 떠났습니.. 더보기
나는 달밤에 태어났다(2) 엄마도 아빠도 없던 내게 할머니는 ‘너는 달이 낳았지.’라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 이야기를 해 주신 것이다. 사실 학교들어가기 전까지 친구도 없었던 나는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었다. 밤하늘을 바라보며 ‘엄마’라고 불러보기도 하고 달이 대답 없이 반짝이기만 하더라도 나는 좋았다. 하지만 학교를 가고, 아기는 그렇게 생기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이 이야기기가 지어낸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였다. 달은 지구를 맴도는 위성. 물도 공기도 없는 별. 암스트롱이 찍은 발자국이 있는 곳. 아무도 살지 않는 무척 추운 곳. 이것이 내가 학교에서 배운 달에 대한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나는 할머니가 탯줄이 섰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어떻게 지어낼 수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무렵에 필리핀 외숙모.. 더보기
나는 달밤에 태어났다(1) [나는 달밤에 태어났다] 달이 휘영청 밝은 7월의 밤에, 도암댁은 건너 마을 아들네 집에서 저녁을 먹고는 천천히 재를 넘어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반주로 한잔한 막걸리의 기운 때문에 오랜만에 배실 배실 웃음이 난다. 도암댁의 머리위로 가까이 내려앉은 달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그녀의 길을 밝혀 주었다. 이 길을 지나다닌 지 오래지만 그녀는 꼭 이 재를 넘어갈 때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서 한번은 숨을 고르고 서야하는 것이다. 오늘따라 기분도 좋고 달이 밝아 자꾸만 눈이 하늘을 향했다. 그녀는 하늘에 터질 듯이 부푼 달을 보고 있자니 불연 듯 가슴이 벅차올랐다. “저렇게 무시무시하게 부푼 달은 처음이구먼. 내가 진구 뱄을 때 내 배도 저만큼 빵빵했것제. 하문, 진구 걸마를 낳기 전에 배가 터져 죽지 않..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