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거슬러 썸네일형 리스트형 운명 [운명] -거북이- 오전의 태양이 배어 들어오는 반 투병 유리로 된 문을 등지고 누운 지 18시간정도가 지난 것 같다. 반지하방의 네모난 창으로 등교를 하는 아이들의 운동화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방은 애당초 싸늘하게 식어있었고 지난 3일을 병원에서 보낸 탓에 집에는 사람의 기운이 가시고 없었다. 어제 저녁 집에 돌아와서는 옷도 벋지 않고 누운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한곳만 응시하고 있었다. 찢어진 누런 벽지, 장마철이면 벽에서 물이 스며들어 퉁퉁 불어 있다가 가을이 되고서 바싹 말라가며 터진 것이다. 그 사이를 바퀴벌레 한 마리가 나갈 것인지 들어갈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더듬이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오늘부터 학교를 가야한다.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났고 오늘 나오라는 말을 남기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