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아는정치

공천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공천이라는 게 뭘까?
 

정당에 소속된 정치인이 각종 공직 선거에 정당의 이름을 걸고 출마하면 후보가 된다. 이 후보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소선거구제 하의 총선이라는 것이 한 지역구에 한 정당의 후보자는 한명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즉 자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당내 경쟁을 통해서 결국 최종적인 대표선수 한 명만 뽑아야 된다는 현실에 의해 만들어진 제도가 된다.
 

그러면 도대체 그 최종 대표선수, 후보는 누가 정해야 하는 걸까?


민주적인 정당이라면 당원이 정하는 거다.
 

이상적인 상황을 얘기하는 것 같지만 그리 이상적인 얘기가 아니다. 원칙적인 얘기일 뿐이다. 지역구의 후보라면 그 지역의 당원들이 정하는 게 맞는 거다. 이게 민주적인 정당이잖아.
 

아니, 그럼 좀 이상하잖아. 도대체 왜 공천 문제를 가지고 중앙당이 이렇게 시끄러운 거지? 당연히 이상한 문제다. 본말이 전도되었으니 이상하지.
 

원칙적으로는 지역에서 지역구에 속한 당원들이 모여 자신들을 대표할 지역구 후보를 선출하면 된다. 중앙당에서는 그 후보를 추인할 뿐이다. 추인하는 과정에서 혹시 밝혀지지 않은 결정적인 흠결이 있는가를 확인하고, 선출하는 과정이 정당했는가를 살펴봐서, 문제가 없다면 그냥 추인해 주기만 하면 된다. 그럴 권리만이 중앙당에 있는 거고.
 

그게 민주적인 공천절차다.
 

그러니 중앙당에서 무슨 개혁공천이네 전략공천이네 하는 얘기가 오고가는 것은 근본적으로 앞뒤가 바뀐 얘기가 된다. 중앙당에는 그런 권한이 없는 게 정상이다.
 

총선을 맞이해서 중앙당에서, 이번 총선에 임하는 우리의 전략은 개혁이다~ 라고 천명하면, 그 가치로 지역구 당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거고, 그 가치에 동의하는 지역구 당원들이 그 가치에 걸맞는 후보를 선출해야 되는 거지, 지역구 당원들의 뜻과 관계없이 중앙당에서, 상부에서 자기들 맘대로 아무 후보나 가져다가 팍팍 내리 꽂는 것은 민주적인 정당이 할 짓은 아닌 거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수많은 구체적인 문제들이 잠재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수의 지역구는 당원 조직 자체가 붕괴된 상태일 수도 있으며, 있다고 해도 특정 정치인의 사조직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 신인들이 등용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또 중앙의 중립적인 개입이 없다면 지역 마다 혼란이 극에 달하고, 파벌이 나뉘어 개싸움판이 될 것이며, 그 결과로 지역의 후보 선출 과정 또한 엉망진창이 되기 십상이다.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의 공천과정이 개판이고, 시끄럽고, 이전투구가 횡행하고, 퇴행적이며 반동적인 양상을 보인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이해는 가고, 동의도 된다.

하지만, 원론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게 시끄럽고 엉망이고 난장판이 되는 현상 자체가 바로 민주주의가 자라나는 진통이라는 점을 생각해 본 적은 있냐고 묻고 싶은 것이다. 강력한 제왕적 총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지 몇 년이나 되었는가? 민주당이 제왕적 총재 없이 공천권을 민주적으로 활용해 본 경험이 몇 번이나 되는가? 아직 유아기일 뿐이다.

민주주의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은 경험과 훈련 없이 절대로 깔끔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혼자서 결정을 내리던 것과는 달라도 아주 다르다. 천지차이다.
 

혼자서 결정을 내리고 권력을 휘두르던 사람이 사라져 버리고, 그가 내리던 결정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각자의 욕망을 표출하며,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가는 과정을 통해 내리게 되는 그 험난한 역정이 조용하고 일사불란하게 벌어진다면 그것은 기획된 연극에 불과하다. 사기라는 얘기다.
 

오히려 당원들의 힘으로 후보를 선출하던 진보계열 정당조차, 약간의 합당을 통해 규모가 아주 쪼금 커지니까 또 똑같은 혼란스러운 과정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우리에게는 대중 정당 내에서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훈련이 부족한 거 뿐이다. 아닐까? 오히려 진보그룹들이 소규모의 정당 내부에서 계파의 이익을 위해 더 살벌한 독재적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매우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매우 원론적인 입장에서 봤을 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새누리당의 깔끔한 공천과정은 독재의 잔재라고 보는 게 맞고, 반대로 야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은 민주주의를 훈련하고 체득해 나가는 생산적인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민주주의라는 것은 결코 완성되지 않는 시스템이며, 그렇게 한 발 한 발 어렵게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라는 점을 얘기하는 것이다.

---------딴지일보 완성된 시스템 중에서 -----

야당의 공천과정을 보고  실망을 금치 못하던차에 이 기사내용을 보고

아직 우리나라가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것인데 왜 잘하지 못하느냐고

탓하고 있던 내가 부끄러웠다.

언론들도 비판만하지말고 좀 미진하지만 잘하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할거다

칭찬을 해주면 이 땅의 어린 민주주의가 씩씩하게 잘클수 있지 않을까?....




'내가아는정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9호선 마법의 비밀 강좌  (0) 2012.06.26
민주통합당에관한 정확한 성격 파악 -딴지일보-  (0) 2012.03.14
네이버 기사숨기기  (0) 2012.03.12
김어준 뉴욕타임스 162  (0) 2012.02.28
시간강사 연봉  (0)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