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달 썸네일형 리스트형 낮달 그날 함께 밤을 지낸 여인은 가련한 여자였다. 깡마른 모습이 어느 순간 선이 되어 사라져 버릴 것 같아 함께 있는 내내 묘한 긴장감 마저 들었던 여자. 몸 전체에서는 삶의 의미가 사라져 가는 듯 해 보였지만 가늘게 뜬 눈은 꺼질듯 꺼지지 않는 초승달의 그것처럼 예리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는 빛과 그림자의 흔적이었다. 어떤 뚜렷한 테두리를 가지지 않고 공간에 존재하는 잔상과도 같았다. 이상하게 이런 그녀의 모습이 한순간에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 세상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흔적 같아서 무심히 바라보다 애처로워 진 것이다. 나는 이곳에 출장을 오면 항상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같은 곳에서 밥을 먹는다. 바람에 날려온 씨앗이 습관처럼 뿌리를 내리는 것처럼 잠깐 머루르다 갈 때라도 나는 이곳에 다시 찾..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