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과거의 유물 썸네일형 리스트형 머나먼 과거의 유물 그는 머나먼 과거의 유물이었다. 만지면 부서질 듯한 그의 갈라진 피부는 섬세한 유물 복원가가 나서도 원형을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부식이 된 듯하다. 하얗게 샌 머리는 수많은 계절을 이기고 견뎌 비로소 빛을 발하는 은빛 실타래 같았고 구부정한 그의 허리는 자연의 순리와 이치 그 자체를 보여준다. 자신만큼 오래된 마호가니 책상에 앉아 돋보기를 쓰고 책을 보고 있는 그는 언 듯 보기에도 세월과 시간이 그의 곁을 휘감아 도는 듯했다. 그 노교수에 대한 나의 첫 인상은 이러했다. 나는 문예지에 송 교수의 특집기사를 위해 그를 만나는 날 그제야 간략하게 요약된 그의 프로필을 읽어보았다. "S대 철학과 교수,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석 박사학위, 모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100여권의 철학서적 출판. 1세대 한국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