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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

69(sixtynine) - 무라카미 류 오랜만에 굉장한 소설을 읽었다. 무라카미 류라는 일본소설가의 책이다. 한동안 일본 소설을 읽지 않겠다고 다짐 했었는데 어쩐지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지지난달에는 요시모토 바나나에 빠졌다가 겨우 헤어나왔는데 또 무라카미 류라니.. 일본의 문학역사가 한국보다 긴 만큼 이제 끝이겠거니 생각했다가 또 이런 놀라운 작품을 만나게 된다. 제도와 사회에 반항하는 10대 하지만 그 반항에는 거창한 이유나 대의명분 따위는 없었다. 그냥 좋아하는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다. 하지만 겉으로는 이렇게 장난 스럽게 이야기를 했지만 실상은 아닌듯 했다. 무조건 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학교 분위기나, 학교란 곳이 착하고 말잘듣는 사회구성원을 사육하는 곳임을 눈치빠른 류는 알았던 것이다. 이렇게 반항하고 학교에서 내 놓았던 그들.. 더보기
강신주의 감정수업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감정을 죽이는 것, 혹은 감정을 누르는 것은 불행일 수밖에 없다. 살아 있으면서 죽은 척하ㅡㄴ 것이 어떻게 행복이겠는가. 그러니 다시 감정을 살려내야만 한다. 이것은 삶의 본능이자 삶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삶은 과거보다 더 팍팍해졌다. 그만큼 우리에게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삶의 조건이 악화된 만큼,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기 쉬우니까. 슬픔,비애,질투 등의 감벙도 우리에게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불괘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기에, 내일을 더 간절히 기다릴 수 있으니까. 내일은 행복한 감정에 젖을 수도 있다는 설레는 마음,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계속 살아가고 있는 힘이 아닐지. --프롤로그에서-- 스피노자의 감정에 대한 분석을 세계.. 더보기
농담 - 밀란쿤테라 역사의 실수에 대한 비극적 농담 루드비크는 대학 시절 여자 친구의 주의를 끌려고 엽서에 악의 없는 농담 한마디를 적어 보낸다. 하지만 낙관주의적인 사회주의 사회 건설에 경도돼 있던 당시 대학과 사회는 루드비크를 트로츠키주의자로 규정하고, 그는 자신이 속해 있던 사회에서 축출된다. 그는 오스트라바 지역 군 부대에 배속되어 석탄 캐는 일을 한다. 복수와 증오 속에서 뒤틀린 루드비크의 감정은, 비관적인 삶에서 자신을 구해 줄 수도 있었던 구원의 여인 루치에와의 사랑도 비극으로 몰아넣고 만다. "농담"은 쿤테라 문학의 사상적 근원을 보여 주는 대표작이다. 쿤테라는 사랑, 우정, 증오, 복수 등 사소하고도 사적인 삶에서 시작된 운명이 결국 어떻게 그 모습을 바꾸는지, 우리 의지와는 달리 인생이 결국 어디로 흘러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