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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나를 버리고 돌아서는 길

[나를 버리고 돌아서는 길]

 

 

 

회색빛으로 물든 뒷골목에 분열한 나를 버리고 돌아온다.

모든 거추장스러운 감정들과 난해한 사상들

우아하지 못했던 옛 기억까지

나는 아닌 밤 아무도 지나지 않는 그곳에 몰래 나를 버려두고 돌아선다.

 

나를 방황케 했던 그것이 꿈속에서 차마 그리워 질 수도 있겠지만

몽유병처럼 어둔 거리를 헤매던 슬픈 그것을

밝은 빛을 내는 전신주 아래서 마주칠 수도 있겠지만

 

뒷골목 으슥한 그늘 아래

거추장스러운 감정에 범벅이 된 나를 버린다.

아무도 거두지 않는 오래된 더미처럼

세상에서 외면된 나와 마지막으로 마주섰다 돌아서 나온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무뎌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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